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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목표를 향해 더 효과적으로

김현경·3개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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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목표를 향해 더 효과적으로

라움건축사사무소 방재웅 소장 인터뷰 두 번째

김현경

사진김현경

건설업계 뉴스에 자주 올라오는 주제는 ‘부실 공사’다. 순살 아파트, 하자 등 이슈가 터질 때마다 거론되는 것은 ‘감리’. 계속해서 발생하는 건설 현장의 문제점으로 감리의 고령화와 지나치게 낮은 감리 단가가 꼽히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효과적으로 감리할 수 있는 스마트 감리 플랫폼이 나왔다. 라움 건축사사무소의 방재웅 소장은 건설 현장의 품질, 안전, 공정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Vision CM’을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현장을 관리하고, 디지털 현장 기록을 통해 투입 장비, 인원, 자재 등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수집된 영상과 데이터는 AI 모니터링으로 작업자의 안전과 화재를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현장 참여자와 스마트 폰을 통해 실시간 원격 소통이 가능해 감리에 드는 시간을 대폭 줄여준다. ICT 건설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수집하여 효과적인 건설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 설계에서 벗어나 감리의 새로운 시장을 연 라움건축사사무소의 방재웅 소장과 나눈 이야기를 공유한다. 


Q. 아키테크로 법인을 세워 ‘Vision CM’을 만드셨어요. 새로운 감리 플랫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건축사를 따고, 사무소를 차릴 때만 해도 제 나이 또래의 건축사가 거의 없었는데, 몇 년이 지나니 많아진 거예요. 그중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게 뭘까, 어디에 포지셔닝을 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저는 예술적인 작가보다 IT 쪽에 기술적인 지혜가 있고, 자격증도 있다 보니 시작하게 되었죠. 한 IT 업체와 만났는데 건설 쪽에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상품을 원했어요. 저희가 아이디어를 내고, 그 회사는 계속해서 디벨롭을 시키는 거죠. 저희 사무소 작업으로 커스텀화 한 걸 베이스로 점점 분화되는 형태로 진행됐어요. 저희가 다 개발하는 게 아니라, 저희는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그다음에 어떤 기술을 도입할 건지 기획작업부터 분석해요. 이걸 구현하고 어떤 문제가 되는지 찾는 개발은 외부에서 하고 있고요. 


라움건축사사무소 방재웅 소장


Q. 개발은 외부에서 하고 내부에서 기획을 진행하시는 거군요.


기획하는 건 저희 쪽이 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게, IT에서 멀리서 본 거 하고, 저희처럼 실제로 들어가서 보는 건 좀 다를 수 있어요. 물론 멀리서 보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죠. 거시적인 측면에서요. 근데 연구 과제는 일단 멀리서 보면서 디테일한 걸 어떻게 뽑아 해결할 건지 물어보시니까요. 그런 작업들을 하고 있죠.


Q. CCTV로 실시간 현장을 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나요?


현장에 설치된 CCTV 실시간 영상과 그날 작업한 내용이 공유됩니다. 그다음에 히트맵이라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어떤 주기로 어떤 동선을 다녔는지 분석하죠. 영상은 AI로 분석해서 학습을 시켰어요. 안전 관리, 화재 감시를 합니다. 또, 감리하려면 현장을 나가야 하잖아요. 하지만 영상, 현장 사람들과 원격에서 연결되어 있으니 굳이 가지 않아도 됩니다. 디테일한 부분들은 작업자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어디 부분 비춰주세요.’ 요청해요. 현장 작업자는 각자 아이디를 부여해서 웹으로 올려도 되고, 앱으로 바로 사진 찍어서 올리기도 합니다. 현장이 연천에 있다고 하면 편도 2시간, 왕복으로는 4시간이 걸리잖아요. 이동시간이 많이 단축되죠. 모니터링도 있지만, 작업보고도 간편하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오늘 무슨 작업을 하고, 명일에는 어떤 작업을 할 건지 미리 보고 ‘내일은 가봐야겠다.’ 판단할 수 있게 도와주죠. 


Vision CM 홈페이지


실시간 CCTV 영상으로 공사 현장을 볼 수 있다. 사진 제공: 라움건축사사무소


Q. 큰 규모의 건축 현장에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요. 실제로 적용된 프로젝트가 궁금해요. 


대형 프로젝트는 더 체계적으로 올려주시죠. 이 프로젝트는 모듈 공사 현장인데요. 요즘 국토부에서 모듈러를 밀어주고 있어요. 모듈을 만드는 업체들도 많아졌고요. 모듈러 건축은 일반적인 감리가 어려워요. 모듈을 제작하는 공장하고, 현장하고 다르잖아요. 이 현장에 Vision CM을 도입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는데 받아 주셨죠. 법상으로 감리는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 공장에서 제작되는 모듈러 건축은 현장에서 어떻게 검수하는지 의문이 있었어요. 일단 공장을 비추는 영상과 작업 영상을 따로 나눴습니다. 공장에서 모듈이 어떻게 제작이 되고, 운반되는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요. 그 덕에 현장에 가지 않고, 투입된 사람 수, 작업 기록, 현장 기록과 검증 자료들을 받을 수 있었죠. 이런 프로젝트들이 알려지면서 모듈러 시스템 감리가 늘어났어요. 소개로 오시기도 합니다.


프로젝트 항목과 진행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제공: 라움건축사사무소


Q. 여러 현장을 한 플랫폼 안에서 확인할 수 있네요. 기존 작업 방식과 달라지면서 현장의 불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발주처가 요청했기 때문에 따라야 해요. 조금 강제적이지만 이분들도 편한 게 건설사 대표님이 현장에 나가 있지 않잖아요. 직원이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 수 없죠. 모든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도 힘들고요. 소장님이 제대로 기록하지 않으면 힘들죠. 건설사 대표님들이 강제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한눈에 공사 현장을 파악할 수 있고, 어디까지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어요. 

이전에 삼성물산 때 현장에서 불만이 있었어요. 얼굴과 이름 노출이 안 되길 바라셨죠. 그래서 자동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해결한 적도 있습니다. 모자이크 처리하는 데 걸리는 20초만 실시간 영상에서 지연됐어요. 20초 안에서 보이는 데까지 처리를 했죠. 


Q. 플랫폼 하나로 전체가 연결되는 것 같네요. 설계 단계에서는 어떻게 활용되나요?


설계 단계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획하는 과정이다 보니, 건축주에게 법규 안내 드리고, 안내된 자료 올리고,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기록하죠. 인허가 단계에서 허가가 어떻게 났는지 증명하고, 문서화 합니다. 또 저희가 설계를 진행하는 과정, 모형 사진이나 도면을 남겨서 건축주가 리뷰할 수 있게 하죠. 검토된 의견들을 놓치지 말라는 내용이 많아요. 스케치업 파일도 1안, 2안, 3안 올려두죠. 건축주는 모델링도 돌려보고 뒤집어 볼 수 있고요. 그분들도 내용을 다 따로 저장해서 하나씩 꺼내 보거나, 출력된 걸 드리면 기억도 안 나고, 어디다 놨는지 잘 모르게 되죠. Vision CM은 사이트 들어와서 보시면서 결정하는데 부담을 조금 줄여 드리는 거죠. 건축주도 숙제할 게 많잖아요. 숙제에 대한 부분도 남기고, 건축주가 열람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어요. 저희에게도 확인했다는 근거 자료가 되고요. 


플랫폼에서 3D 모델링을 돌려볼 수 있다. 사진 제공: 라움건축사사무소


일자 별로 기록된 회의록 사진 제공: 라움건축사사무소


Q. 건축주에게 맞는 건물을 짓는 걸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계시니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건축주와 생각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장치네요.


건축주에게 모형을 전달했을 때 어떻게 피드백을 주셨는지 내용을 남겨요. 메모를 안 하면 나중에 말이 바뀌었을 때 서로 얼굴 붉힐 수 있는 거죠. 근거가 있으면 ‘내가 착각했구나’로 끝날 수 있는 일인데요. 저희가 받아들인 거랑 말씀해주신 거랑 다를 수도 있고, 건축주도 바쁘시다 보니 착각하실 수 있어요. 회의록을 파일 철해두면 꺼내 보기 쉽지 않잖아요. 여기는 들어가서 몇 월 며칠 클릭하면 볼 수 있죠. 


Q. 설계 단계부터 공사까지 건축주와 현장 인원, 건축가 함께 공유할 수 있군요. 완공된 후에는 어떻게 관리되나요? 


에너지 시뮬레이션으로 어느 정도 사용량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유지관리비도 약산해서 넣어 놓고요. 최근에는 모니터링할 수 있는 유리창을 만들어볼까 하고 있어요. 유지 관리하는데 센서가 직접 데이터를 받아서 모니터링 한다면 결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죠. 일정 이상 온도차가 일어났을 때, 창에 따라 어떻게 변동되는지 창호 업체랑 기획하고 있어요. 완공된 프로젝트에 결로가 생겼다고 하면 원인을 알아야 하는데 그냥 보는 건 한계가 있어요. 원인을 파악하려면 실증된 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집은 계속 사람이 살잖아요. 사는 곳에 계속 드나드는 게 아니라 창호 자체에 매입돼 있다면 편하겠죠. 


현장 참여자가 올린 사진 사진 제공: 라움건축사사무소


Q. 창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건축주에게 부담되진 않나요?


창호 센서 하나는 10만 원도 안 해요. 배터리 타입도 아니고, 전선만 뽑아놓는 거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진 않아요. 모든 방에 설치하는 건 아니어도 가장 큰 창 근처에만 설치하거나, 가장 결로가 많이 생길 것 같은 곳, 음지나 온도 차가 가장 급변하는 부분에 하나씩만 설치해도 되고요. 공공은 더 부담이 없어요. 아파트 같은 곳은 입주할 때 하자 얘기 나오고, 원인 파악을 못 하잖아요. 설치한 후 원인을 알 수 있고, 검증된다면 누구 책임인지 명확하게 밝힐 수 있죠. 발주처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시시비비가 가려지면 소송으로 가는 행정 비용도 줄고요. 설치할지 안 할지, 많이 설치할지 몇 개만 할지는 건축주 취향에 따라 선택할 문제죠. 다만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걸 아는지, 선택권을 아예 모르는지는 또 다른 문제잖아요. 저희는 선택권을 드리는 거죠. 


Q. 선택권을 준다는 게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Vision CM을 기존 감리와 비교해보자 면요?


이제 건축의 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법은 점점 세지고, 책임도 많이 강화되고 있잖아요. 이제는 감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실형까지도 가요. 책임은 커졌는데 단가를 많이 줄 수도 없죠. 그걸 자동화한 거예요. 녹화도 지금 의무화가 됐어요. 세콤에 맡기나 저희에게 맡기나 비슷한 돈이라면 저희는 문서도 자동화하고, 감리 일지, 사진 다 관리해주죠. 두 번 갈 거 한 번 갈 수 있게 해주는데 안 쓸 이유가 없는 거죠. 내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비용과 내 가치를 환산하면 내 한 시간이 얼마인지 알 수 있어요. 



Q. 아키테크와 라움건축사사무소가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낼지 궁금합니다. 


일단 건축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라움건축사사무소가 계속 수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라움건축사사무소는 현장의 문제점이나 개선점, 생산성 향상에 대해 고민하는 회사고, 아키테크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죠. 아키테크가 만든 솔루션을 다시 받아서 사무소가 사용하면서 이 기술을 계속 쓸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 거예요. 설계 문제점을 발견하는 건 사무소에서 하고, 해결 솔루션은 아키테크에서 하고, 아키테크에서 나온 걸 다시 도입해 개선 점을 찾고, 아키테크와 사무소가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더 고도화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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